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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시/류시화 엮음/추천시

구월의페페 2020. 11. 10. 10:00

고즈넉한 시간, 모두가 잠든 저녁 나홀로.

의자는 내주지 말라
                                                                                                   - 아잔 차, <고요한 숲속 연못>중에서



마음은 우주의 중심인
하나의 점과 같고,
마음의 다양한 상태는 이 점에 찾아와
잠시, 혹은 길게 머무는 방문객과 같다. 

이 방문객들을 잘 알아야 한다.
그들은 그대가 자신들을 따르도록 유혹하기 위해
그들이 그린 생생한 그림을 보여 주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것들에 익숙해지되,
그대의 의자는 내주지 말라.
의자는 그것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대가 의자를 계속 지키고 앉아
각각의 방문객이 올 때마다 반갑게 맞이하고
알아차림 속에 흔들림이 없으면,
만약 그대의 마음을 깨어 있는 자, 아는 자로 만들면
방문객들은 결국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대가 그 방문객들에게 진정으로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들이 몇 번이나 그대를 유혹할 수 있겠는가.

그들과 대화를 해 보라, 그러면
그들 하나하나를 잘 알게 될 것이니
마침내 그대의 마음은 평화로워질 것이다. 


 

마음 챙김의 시에 나오는 시를 한 편씩 읽고 있다.  
시 알 못 이지만 시인의 언어엔 감동과 감탄이 묻어있어서 시를 혼자 짝사랑한다. 

<의자는 내주지 말라> 속 의자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곰곰이 생각하며 읽었다. 
그것 하나 뿐인 의자. 그것은 오직 단 하나 뿐인 나. 그 자체 이려나.. 
나에게 찾아오는 다양한 상태의 마음인 방문객에게 의자는 내어주지 말되,
반갑게 맞이하고, 그것들에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평화가 온다니. 

정말, 꼭 맞는 말인 것 같다고 생각하며 시를 읽었다. 
문제는 언제나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시때때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마음에
휘둘리는 내가 문제였구나 싶어 졌달까.
내 안의 의자를 내어줬던 것이, 주인이면서 주인답지 못하게 굴었던 탓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여주고
아쉬움 없이 돌려보내 주지 못했던 일이, 그래서 자꾸만 앉지 못하고 서성댔던 모든 날이
떠오른다. 

 

그들과 대화를 해 보라, 그러면
그들 하나하나를 잘 알게 될 것이니
마침내 그대의 마음은 평화로워질 것이다.